미국 주식 시작하고 나서 내가 겪은 첫 번째 좌절
솔직히 말해서, 처음 미국 주식 시작했을 땐 마치 영화 속 월가 트레이더가 된 기분이었어요. 앱 하나로 세계 경제를 내 손 안에 넣은 듯한 기분이랄까. 처음엔 애플이니 테슬라니 다 아는 기업만 찔끔찔끔 사보면서 감을 익혔죠.
근데 어느 날, 테슬라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 장 마감하고 나서 주가가 미친 듯이 오르는 거예요. “어? 이거 뭐야? 나 장 마감하고 들어가면 끝난 거 아냐?” 하고 급하게 검색해봤더니, **‘시간외거래’**라는 게 있더라고요. 문제는… 저 그날 거래 못 했어요. 뭣도 모르고 멍하니 차트만 보고 있었죠.
그 이후로는 시간외거래를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배우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보려 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좀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고요.
내가 처음 시간외거래를 해보게 된 계기
회사 끝나고 집에 오면 한국장도 끝나고 미국장도 아직 시작 전이니까, 밤 11시쯤부터 슬슬 준비하게 되잖아요. 근데 문제는 실적 발표나 큰 이슈가 생기는 시간이 미국 기준 장 마감 이후,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5~6시쯤이더라고요.
그 시간에 일어나는 건 무리니까, 결국 장 마감 후에 발표된 뉴스 보고 대응하려면 **프리마켓(Pre-market)**이든 **애프터마켓(After-hours)**이든 거래를 할 줄 알아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시간외거래 가능한 증권사’를 검색해서, 키움증권, 미래에셋, 한국투자 같은 곳이 미국 시간외거래를 지원하는지부터 체크했어요. 결론은 대부분 지원하는데, HTS나 MTS 설정을 따로 해줘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죠.
시간외거래 직접 해보면서 느낀 점
HTS, MTS 설정
처음엔 너무 복잡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그냥 주문창에서 ‘시간외’ 탭만 선택해주면 끝이었어요. 저는 키움증권을 쓰고 있어서 MTS로 주로 거래하는데, ‘미국주식 주문’ 들어가서 ‘정규장’, ‘프리마켓’, ‘애프터마켓’ 이렇게 선택하는 버튼이 있었어요.
단, 프리마켓은 한국 시간으로 저녁 5시부터 10시 30분, 애프터마켓은 새벽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가능하니까, 이 시간 계산은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몇 번 헷갈려서 매수 주문 넣었는데 체결 안 돼서 멘붕 온 적도 있었어요.
거래 체결의 난이도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낮아서 그런지 체결이 확실히 느려요. 주문 넣었다고 바로 체결되는 게 아니고, 지정가 주문을 안 쓰면 진짜 손해 볼 수도 있어요.
한 번은 급등한 종목에 급히 매도하려고 시장가로 던졌는데, 유동성이 부족해서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체결되더라고요. 정말 뒷목 잡았습니다. 그 후로는 무조건 지정가만 씁니다.
수수료
처음엔 수수료 생각 안 했는데, 자주 거래하다 보니 이게 은근히 아깝더라고요. 키움은 기본적으로 수수료 0.25달러 + 0.25%였는데, 프리마켓이랑 애프터마켓은 거래 수수료는 같아도 스프레드가 커서 실제 손해가 더 큼을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장중에는 애플이 180.50에 매수 가능했는데 시간외에는 181.30으로 뜨는 식. 수수료보다 더 아쉬운 건 스프레드죠.
시간외거래로 수익 본 적 있을까?
급락 대응으로 손실 줄였던 경험
2023년 여름쯤이었을 거예요. AMD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 실적은 괜찮았는데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낮아서 시간외에서 바로 -7% 하락. 딱 그때가 새벽 5시 반쯤이었고, 자다가 알람 울려서 깨서 봤는데 아찔했어요.
다행히 애프터마켓 열리자마자 일단 일부 손절하고 손실을 줄일 수 있었어요. 안 그랬으면 그 다음날 정규장에서는 더 떨어졌을 테니까요. 그때 진짜 시간외거래 없었으면 피눈물 흘릴 뻔 했어요.
실적 호재로 익절했던 경험
반대로 좋은 기억도 있어요. 넷플릭스 실적 발표 후 시간외에서 +12% 급등했을 때였는데, 그때 아침 7시에 알람 맞춰서 일어나 미리 설정해둔 지정가로 일부 익절했어요. 정규장 시작하고 나니까 살짝 눌려서 오히려 잘 팔았다는 생각 들더라고요.
이런 경험 쌓이니까 시간외거래는 진짜 ‘알람 설정’이 생명이에요. 알람 없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거든요.
미국 시간외거래하면서 겪은 불편한 점
체결이 느리다
유동성이 낮아서 체결이 잘 안 되고, 급등주일수록 더 그래요. 저처럼 조급한 성격이면 마음만 타들어가요. 그래서 저는 아예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말자’는 식으로 생각하고 지정가 걸어두고 자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수수료와 스프레드가 부담
아까도 말했지만 수수료보다 스프레드가 더 문제예요. 같은 주식을 샀는데 0.5달러씩 차이나면 하루이틀도 아니고 은근히 큰 손해죠.
처음엔 ‘야 시간외거래 있으면 좋지!’ 싶었는데, 자주 하면 할수록 체결 가격 하나하나 신경 안 쓰면 진짜 손실 누적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간외거래를 씁니다.
시간외거래를 꾸준히 하면서 생긴 나만의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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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일정 체크
→ 마켓워치나 야후 파이낸스에서 미리 기업 발표일 캘린더 정리해놔요. -
새벽 5시 알람 맞추기
→ 발표 후 애프터마켓 움직임 체크. 급등이면 지정가 익절, 급락이면 손절 타이밍 고민. -
MTS에 미리 주문 등록
→ 실시간으로 타이핑하다 보면 정신없으니까 자주 가는 종목은 미리 저장해둬요. -
체결 알림 켜두기
→ 알림이 없으면 체결 여부 모릅니다. 깜빡하고 잊어버리면 그냥 낙장불입이에요.
마무리하며, 미국 시간외거래는 선택의 문제
미국 주식 할 때 시간외거래는 선택이 아니라 거의 필수인 것 같아요. 특히 실적 시즌이나 큰 이슈 터지는 날은 그냥 무방비 상태로 아침 맞이하면 진짜 손해 보거든요.
단, 자주 할수록 수수료랑 스프레드가 발목 잡기 쉬우니까 꼭 필요한 순간에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처럼 몇 번 당해봐야 체감이 되겠지만, 한 번 익혀두면 분명히 든든한 무기가 됩니다.
한 줄 요약
시간외거래, 알람 설정 + 지정가 주문 + 절제된 사용 = 손실 방지 + 기회 선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