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동산 압류 통지서 한 장에 무너진 하루
갑자기 찾아온 ‘현실 부정의 시간’
작년 겨울이었어요. 한파주의보 뜬 아침이었는데, 우편함에 뭔가 두툼한 서류봉투가 꽂혀 있더라고요. 직감적으로 ‘이상하다’ 싶어서 뜯어봤는데, 유체동산 압류 예고장이었어요. 순간 멍하더라고요. 그때까지도 ‘이게 뭔가 잘못 온 거겠지’ 싶었는데, 내용을 읽다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제 이름, 주소, 채권자 정보, 압류 대상 항목까지 정확히 적혀 있었어요.
믿기지가 않았어요. 나한테 유체동산 압류라니? 난 그냥 월세 살면서 애 키우고, 가끔 블로그 하고, 카드값 연체된 거 조금 있고 그랬던 거였는데… 그날 하루 종일 멍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 밥도 안 넘어가고, 눈물만 나고.
압류 통지 받고도 우왕좌왕, 아무것도 몰랐어요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지조차 몰랐던 무지의 시간
‘유체동산 압류’라는 말 자체도 처음 들어봤거든요. 처음엔 집을 통째로 뺏긴다는 건가? 싶어서 무서웠어요. 인터넷 찾아봐도 내용이 너무 딱딱하고 법률 용어투성이에다가, 뭐가 뭔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압류 대상이 된 유체동산이라는 게 내 TV,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이런 거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어요. 요즘은 집에 비싼 물건 없으니까 괜찮겠지 싶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일단 집에 집행관이 와서 스티커를 붙이고, 그것만으로도 이웃들한테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고, 애도 놀랄 거고… 상상만 해도 끔찍했어요.
혼자서 끙끙 앓다가 결국 상담 신청
진짜 무서운 건 압류가 아니라 ‘모르고 있는 상태’더라
어느 날은 꿈에 집행관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악몽을 꾸고 벌떡 깨기도 했어요. 너무 무섭고, 더 이상 혼자 감당 못 하겠다 싶어서 ‘법률구조공단’에 전화했어요. 거기서 무료 법률 상담도 가능하다고 해서요.
통화하면서 울었어요. 상담사님도 너무 친절하게 들어주시더라고요.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 알아봐주고, 그 분이 ‘개인회생 신청해보세요’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때까지 ‘개인회생’이라는 단어 자체를 기피했어요. 뭔가 패배자 같고, 사회 낙오자 같고, 내 인생 끝난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근데 그날 상담 받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개인회생 절차 밟기 시작하면서 마음도 정리됐어요
생각보다 복잡했지만, 길은 있더라고요
상담 끝나고 나서 바로 법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어요. 개인회생 신청 자격 조건, 필요한 서류, 절차 하나하나 보면서 정리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머리 아프고, 혼자 하긴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서 소개받은 회생 전문 변호사 사무실에 상담 신청해서 진행했어요. 수임료는 솔직히 부담됐지만, 그 대신 절차 진행이 깔끔하더라고요.
필요한 서류는 수입 증명서, 채무 목록,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재산목록 등등 많았어요. 특히 통장 내역을 1년치나 뽑아야 했던 게 제일 귀찮았어요.
회생 절차는 간단히 말하면, 법원에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고, 얼마까지 갚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거예요. 그걸 기반으로 변제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이 심사해서 인가 여부를 결정해요.
드디어 인가 결정 받고 유체동산 압류는 해제됐어요
인가 결정 받고 눈물 났던 날
한참 시간이 흐른 뒤, ‘개인회생 개시 결정’이라는 문서를 받았을 때 너무 안도했어요. 그리고 몇 달 후, ‘변제계획 인가 결정’이 내려졌을 때는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 시점부터 채권자들은 압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고, 기존에 걸려 있던 유체동산 압류도 해제돼요. 실제로 집행관한테 전화 왔었는데, 인가 결정문 보여주니까 더 이상 아무 조치도 없었어요.
살면서 이렇게 안심한 날은 처음이었어요. 압류 딱지 안 붙는 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지더라고요.
지금은 변제 중이지만, 그래도 살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월마다 변제금 내는 것도 버겁지만, 희망이 생겼어요
지금은 매달 일정 금액씩 법원 계좌로 납부하고 있어요. 한 달에 약 28만 원 정도예요. 이게 3년 동안 지속되면 남은 채무는 탕감돼요.
물론, 매달 빠듯하죠. 예전처럼 외식도 맘대로 못하고, 아이 학원도 줄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요. 더 이상 숨기거나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렇게 큰 위안일 줄 몰랐어요.
이제는 블로그로 조금씩 수익도 나고 있고, 체험단 글도 받아서 생활비 보태고 있어요. 예전엔 수익 나도 기분이 안 좋았거든요. 어차피 압류될 거니까. 근데 지금은 내가 직접 벌어서 내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정리하며 느낀 점
유체동산 압류와 개인회생은 남 일 같지만, 언제든 내 일이 될 수 있어요
처음엔 나만 이런 일 당한 줄 알았어요. 근데 알아보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유체동산 압류 비용은 사실 집행관 출장비나 보관비 정도만 들지만, 마음의 부담은 말로 다 못 해요. 정신적으로 무너져요.
개인회생 신청 방법은 혼자 하려면 복잡하지만, 요즘은 무료 상담도 많고, 도움 줄 수 있는 루트가 꽤 있어요. 절대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내 경험에서 전하는 한마디
“도망치지 말고 마주하는 게 진짜 용기더라.”
혹시 지금 유체동산 압류 예고장 받고 멘붕 온 분 계시다면, 저처럼 늦게 알아서 더 고생하지 마세요. 바로 상담 받아보세요. 살 길은 있어요. 그리고 혼자 아니에요.